美국무부 "한국어는 초고난이도 언어"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한국인들에게 영어가 어렵듯이 미국인들에게도 한국어는 가장 배우기 어려운 외국어로 평가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의회 소속의 정부회계감사원(GAO)이 12일 상원 외교위원회에 보고한 '미국무부 외국어 직무수행 평가서'에 따르면 국무부는 전세계에 파견 근무중인 외국어 보직자 2천832명이 사용중인 69개 외국어를 '세계어'(World Language), '고난이도 언어'(Hard Language), '초고난이도 언어' (Superhard Language)와 '기타 언어'(Other Language) 등 네가지로 분류했다.

국무부는 이 중 '초고난이도 언어'로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 4개 언어를, '고난이도 언어'로, 헝가리어, 버마어, 핀란드어 등 50개 언어를, '세계어'로 스페인어, 불어, 이탈리아어 등 영어와 가까운 10개 언어를 각각 꼽았다.

또 독일어,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어, 스와힐리어, 튜튼어 등 5개 언어는 '세계어'보다는 배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고난이도 언어' 보다는 시간이 덜 걸리는 '기타 언어'로 분류했다.

GAO가 국무부와 합동으로 지난 1년간 해외 근무자중 현지어를 능숙하게 구사해야 하는 직책을 맡은 요원들의 언어 능력을 평가한 결과 이들중 약 30%는 현지어를 말하고 쓰는 능력이 직무 수행 요구기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와 같은 '초고난이도 언어' 사용 요원들 가운데 38% (아랍어)~40% (중국어, 일본어)가 수준 미달이었다.

그러나 한국어의 경우 '초고난이도 언어'임에도 불구, 전체 한국어 필수 요원 30명 가운데 17%인 5명 만이 한국어가 서툴었다.

지역별로 보면 예멘 주재 요원들은 60%가, 카이로 주재 요원중 59%가 아랍어 구사 능력이 수준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해외 요원들이 적절한 언어 능력을 갖지 못할 경우 현지인들이나 정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 못하게 되고 이에 따라 현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된다"면서 "따라서 직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 해외 요원들의 현지어 습득을 위해 충분한 체류 기간을 줄 것 ▲주요 체류지의 경우 인센티브를 주어 완벽히 능력을 갖춘 요원들을 배치할 것 ▲ 외국어 숙달도 개선 노력의 효용성을 평가할 것 등을 권고했다.

nhpark@yna.co.kr
연합뉴스 200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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