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되다

- 마카오에서

김성련


파사드만 남았다

이국에 쌓아올린

그들의 염원과 기도

다 불속에 던져지고

파사드만 남았다


파사드로 남았다

그들의 염원과 기도

헛되지 않아

세월 흐르고 사람 스치며

오히려 귀한

파사드로 남았다


파사드에 새겨진

해와 달과

비둘기와 나무와

천사와 성인과

그리고 성모 마리아

모두 하늘을 받들어

합하여 선을 이루었다


초가 타서 촛불이 되듯

태풍 무섭던 날

온몸을 태워

수많은 뱃사람 구했다는

마카오의 바오로 대성당은

수백년 그대로 멈추어

더 큰 기도가 되었다

* 파사드(facade) : (건물의) 정면, 앞면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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