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국 용정 명동촌 윤동주 생가>

김성련 시집《바람처럼》출간!  [오늘의 문학사]

[시인의 말]

겉으로는 비교적 평온한 삶이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늘 바람이 인다. 바람은 셀레임이고 기대감이고 새로움을 향한 바람(望)이기도 하다.

타고난 역마살! 말 띠로 태어난 것이 우연이 아닌 듯싶다. 지금도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산티아고 카미노 길, 마추피추와 이과수, 울루루와 안나푸르나 등을 향한 바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니오타니(neoteny)!

어려서는 천자문千字文을 읽고 고등학교 때는 당시반唐詩班에서 공부하고 대학시절에는 서당을 찾아 논어論語를 읽었던 그 인연이 중국으로 이어진 것은 아마 숙명이었는지 모른다.
3년의 중국 생활은 분명 행운이었다. 티벳 라싸로 실크로드로 운남雲南과 사천四川으로 중원中原과 강남江南, 동북3성으로 참으로 많은 중국을 다녔다. 윤동주의 명동明洞과 구채구九寨溝의 신비한 물빛과 월아천月牙泉의 초승달 호수는 돌아와서 시詩로 남았다. 전에도 산문을 쓰곤 했지만 강한 인상과 진한 울림은 시가 더 어울렸다.

시詩를 생각하고 쓰는 것은 ‘몰입의 즐거움’이다. 가장 진한 ‘나’를 사는 순간이며 동시에 ‘대상’에 가장 긴밀하게 연대된 행위이다. 그 ‘대상’은 사건이기도 하고, 사람이기도 하고, 한 송이 꽃이기도 하고, 어느 장면이기도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의 시가 이 세상에 무슨 의미인가를 생각하면서 졸시卒詩를 묶어 세상에 내놓으려니 두렵고 부끄럽다.

태양이 남회귀선을 돌아 새 봄을 잉태하고 올라오며 새해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바람은 새로운 바람(望)을 불러와 어디로 나를 인도할지 기대된다. 또한 그 종착은 어디일지 궁금하다.

책을 엮어내며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님, 아내 이영이와 가족에게 감사하고, 예쁘게 꾸며 주신 오늘의문학사 이미란 편집장님과 부족한 작품에 과분한 해설을 써주신 구재기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2018년 1월 김성련

 

 

[바람이 붑니다]

룡정 동산 언덕에 바람이 붑니다
스물아홉 생애가 아쉬운 듯
당신은 종일 바람으로 붑니다

천지를 돌다가도
북간도 어머니 그리워
고향에 돌아온 저녁이면
명동집 뒤란에서 선바위 쪽 하늘 보며
하염없이 별을 헤아리더니
바람에 스치우는 별을 헤아리더니

이제 스스로
별이 되고
바람이 되어
청징한 햇살 사이 누비며
유월 푸른 하루를
나그네의 사무치는 가슴속을
당신은 종일 불고 있습니다

'LITERA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회 김명배 문학상 수상!  (0) 2018.08.20
담쟁이는  (0) 2018.01.18
곤을동의 소리  (0) 2018.01.18
/돌아오지 않는 다리에서/  (0) 2015.11.24
/아일란 쿠르디에게/  (2) 2015.09.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