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한국국제학교 / 김성련

 

강산이 변할 시간을 넘어

다시 찾았습니다

 

곳곳에 손때 묻은 배움터

스쳐간 아이들 웃음소리 살아나고

미치는 곳마다 눈때 묻은 풍경

바로 어제인 듯 왈칵 다가옵니다

 

광복절이 지났어도

햇살이 이마 위에서 부서지던 날

코스모스 흐드러지고

싸리꽃 향기 퍼지던 조양가 2728A

그날도 아이들 웃음소리가

운동장에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계절은

깊고 긴 겨울로

늦게 와서 더 화사한 봄날로

눈부시게 음영 짙은 여름으로

코스모스 사태지는 가을로

그리고 다시 깊고 긴 겨울로

순환했습니다

 

바뀌는 계절 속에서

중국 속의 섬 한국학교는

일년 내내 부산했습니다

한어 영어로 겨루고

동요로 또 겨루고

운동회는 온통 잔치이고

푸른솔 사이로 일송정을 걸었고

축제는 근사한 예술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새로운 코흘리개들이

작은 의자에 앉아서

일학년을 시작하고

머쓱하게 커버린 고삼들이

둥지를 벗어나 세계로 떠나갔고

아이들은 그렇게 커갔습니다

 

강산이 변할 시간을 넘어

연변학교를 다시 찾았습니다

사람은 물처럼 흘러갔어도

터전은 그대로인데

흘러간 아이들 웃음소리

가슴으로 메아리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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