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담초꽃/ 김성련 
 
노란 나비가 무수히 매달렸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나비떼는 무리로 흔들렸다
아이는 꽃을 따먹었다
달큼한 꽃맛이 입안을 채웠다
골목길은 한없이 나른하고
검붉은 목단 꽃잎만
툭하고 떨어지는데
아이는 한나절
나비같은 골담초꽃으로
배를 채웠다 
 
지금 골목은 없어지고
영자네 준생이네 집도
흔적이 없는데
봄만 되면 무수히 매달리던
노오란 나비떼
골담초는
그 때 그 자리에
여전히 무성하여
유년에서 장년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봄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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