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오천축국전’ 1283년만에 고국땅에…

국립중앙박물관 ‘실크로드…’展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비롯해 중국 신장(新疆)·간쑤(甘肅)·닝샤(寧夏) 등 3개 성(省) 10여 개 박물관의 실크로드 관련 유물 22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가운데 ‘왕오천축국전’은 727년 혜초에 의해 기록된 이후 128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 데다 세계 최초로 일반에 공개 전시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오는 2011년 4월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을 개최 중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동서문명 교류의 젖줄인 실크로드를 테마로 한 이번 전시의 부제는 ‘혜초와 함께 하는 서역 기행’. 크게 4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8세기 혜초가 여행했던 길을 따라 파미르 고원 동쪽의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꾸며져 있다.

1부 ‘실크로드의 도시들’에서는 서역북로의 카슈가르·쿠차·투루판, 서역남로의 호탄·누란, 천산북로의 우루무치 등의 오아시스가 소개되고 있다. 큰 용 한 마리와 작은 용 7마리가 구름 위에서 노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카라샤르에서 출토된 황금대구(허리띠 잠금장치)가 이 코너의 대표 유물이다. 용의 몸 여러 곳에 터키석을 상감했으며 용의 형체는 모발처럼 매우 가는 황금실을 용접해 만들고 그 사이에 작은 금 구슬을 가득 채워 장식했다. 한국 평양에서도 이와 비슷한 유물이 출토된 바 있다.

2부 ‘실크로드의 삶과 문화’는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 서역남로에 있는 호탄, 니야, 누란 등의 오아시스 도시 및 서역북로, 천산북로 등 실크로드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3부 ‘둔황과 왕오천축국전’에서는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됐던 둔황의 석굴과 벽화 및 ‘왕오천축국전’의 내용을 중심으로 혜초의 여행을 보여준다. 서역이 시작되는 관문으로서 번영을 누린 둔황 막고굴의 유물 16점과 복제품 20점(벽화 17점 포함)이 전시돼 있다. 둔황 막고굴의 웅장하고 화려한 예술세계를 현장에서와 같이 느낄 수 있는 둔황 석굴 모형 2점(17호굴, 275호굴)과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정치·문화·경제·풍습 등을 알려주는 유일한 기록인 ‘왕오천축국전’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4부 ‘길은 동쪽으로 이어진다’에서는 둔황에서 시안에 이르는 간쑤와 닝샤 지역 및 경주의 유물이 출품됐다. 중국적인 전통의 청동의장행렬과 흉노 등 유목민 사이에 유행했던 매머리 장식, 닝샤에서 발견된 동로마 금화 등이 전시돼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무역이 활발하게 진행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일보 201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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