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조선족 명사들의 고언>
"하나로 뭉쳐 한민족 시대 열어야"


<연변대 리철호 - '단장'>



<연변대 리철호 - '혼백-살풀이'>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에 들어와 사는 조선족은 물론 중국 내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는 조선족은 두가지 화두에 직면해 있다.

한국에 거주 중인 조선족의 경우 같은 언어를 쓰고 한핏줄을 나눈 모국의 형제들로부터 편견과 냉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을 극복, 융화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중국에 남아있는 조선족 역시 한국과 중국 내 대도시로의 대규모 이주에 따른 조선족 공동체의 해체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해야할 시대적 소명을 부여받고 있다.

모국 국민과 조선족의 화합을 위해, 그리고 조선족 사회의 발전을 위해 조선족 명사들이 던지는 고언(苦言)을 들어봤다.

▲김삼 조글로 연변조선족네트워크교류 대표 = 그 산에 가면 그 산에 맞는 노래를 부르라고 했다. 한국에 갔으면 한국법을 잘 지키고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자면 매사에 한국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고, 모든 일을 역지사지(易地思之)해야 한다. 자신을 한국인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도 동반해야 한다. 우리는 하나의 민족공동체다. 한국인들도 조선족을 차별하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대로 한국인에게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가 되자면 상호 도움으로 공동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이해와 존중, 그리고 매사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말고 항상 우리민속, 우리문화 특히 우리말과 글을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박웅걸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 사무총장 =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민족은 못 바꾼다. 우리 선조는 고향을 등지고 만주벌판으로 와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교를 세워 교육을 하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며 잘 살아왔다. 생활력이 강한 유전자를 가진 조선족은 앞으로도 중국땅이든 세계 어디에서든 굳건하게 살아갈 것이다. 한국과 일본 등에 나가 있는 조선족은 50만~60만명 정도다. 나머지 150만명은 중국에서 발을 붙이고 살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동포들이 3D 업종에 종사한다고 해 업신여기지만, 이젠 조선족을 제대로 보고 평가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김순옥 연변자치주사회조직연합회 부회장 = 우리는 중국에 살고 있지만 자랑스러운 한민족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세우는데 목숨을 바친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민족들이 하나로 뭉쳐 한민족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최근 조선족 인구가 줄어든다고 걱정을 많이 하는데, 그건 다 기우다. 발전과 진보로 나아가는 역사의 과정에서 어느 민족이건 다 겪어야 하는 일이다.

▲윤종주 연변대 교수 = 민족의 경제진흥과 문화·과학기술의 번영을 위해서 중국 각지의 우수한 조선족 과학기술 인재들의 네트워킹이 중요하다. 교육 면에서 조선족은 우수한 전통을 갖고 있지만, 첨단 기술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다. 선배학자로서 우리 젊은이들이 황금시절을 아끼고 아껴서 학문에 정진하고, 하루 속히 혁신형 인재로 성장해 민족을 위해 더 큰 기여를 하고 영예를 떨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몽당치마'의 림원춘 작가 = 개혁개방 이후 시장경제의 충격으로 조선족 집거구가 해체되고, 인구는 계속 감소하는 등 조선족 사회가 위기에 직면하면서 문단도 독자층의 감소와 출판, 교육의 부진 등으로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우리 문단은 그 모진 진통을 이겨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한해에 한자릿수에 불과하던 출판물이 지금은 거의 100개에 육박하는 숫자로 증가했다. 이런 성장에도 국가상을 받을 만한 작품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이는 번역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부심이 없는 민족은 사멸되기 마련이다. 우리는 지금 민족 동화라는 엄혹한 현실을 앞에 두고 있다. 이는 언어의 동화로부터 시작된다. 조선족 문단은 교육과 더불어 우리 민족을 지키는 보루이기에 굳건히 지켜야 한다.

▲중앙민족대학 황유복 교수 = 1949년 9월 조선족 대표가 공화국 설립을 위한 회의에 참가했고, 3년 후인 1952년 연변조선족자치주가 설립됐다. 이를 정착기라고 한다면 문화대혁명은 순환기로 볼 수 있다. 당시는 민족문화가 고난을 겪는 시기였다. 개혁개방과 한중 수교 이후 국가간 이동의 자유가 생기면서 우리는 민족이동이라는 진통을 겪고 있다. 이는 조선족 젊은이들이 주류사회 진입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는 원인 중 하나이다. 성공적으로 구축됐던 민족교육 체계도 무너졌다. 앞으로 민족 문화와 정신을 계속 유지, 발전시키려면 인재들을 양성해야 하기에 민족교육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민족의 미래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바람직한 미래는 우리 민족 모두의 엄청난 노력과 지혜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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