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하는 재중한국인 1세대들에게 갈채를 | |
사진작가 최민식 씨가 한국전쟁 후의 역사 현장을 담은 사진이다. 멀지 않은 과거의 우리를 담고 있고 부모 세대의 인생을엿볼 수 있으며 오늘의 내 삶에 감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진을 종종 본다. 일제로부터 해방되자마자 발생한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으로 잿더미로 변했던 대한민국은 아득히 먼과거로 느껴진다. 필자와 같이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던 세대는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늘의 발전과 풍요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부족하다. 20세기 하반기 대한민국의 변화와 발전을 두고 세상은 '기적'이라며 놀라워했듯이 그 시대를 살았던 세대들은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를 이룬 주역들이다. 80년대 민주화의 주역에 대한 평가는 후하지만 산업화의 주역에 대한 평가는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필자는 '복 받은 세대'라고 여기고 살았으며 산업화를 이룬 부모세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오늘날 우리의 물질적 풍요는 잿더미가 된 나라에 태어나 건설과 생산의 현장에서 밤낮을 모르고 일했던 그들, 고생해서 모은 돈을 자녀 교육에 고스란히 바친 그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산업화의 주역들은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으로 대거 진출했다. 나라 산업이 발전하니 어제의 주역은 오늘의 성가신 존재로 취급됐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제조업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중국에서는 한국의 산업화 주역들이 소중한 존재였다. 그래서 특혜 아닌 특혜를 받으며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고 어제의 피땀으로 벌어진 한중 양국의 간격 덕분에 중국에서 한국인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도 있었다. 21세기에 접어든 후 중국은 눈부신 성장에 힙입어 산업 구조조정기를 맞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의 산업화 세대들의 가치도 떨어졌다. 급격한 사회적 변화로 한 생을 다하기도 전에 존재의 가치를 부정당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 산업화세대들은 그야말로 이 같은 자기 존재에 대한 사회적 부정을 두번이나 경험했다고 볼 수 있다. 근년들어 중국 진출 1세대들이라고 할 수 있는 재중한국인들이 쓸쓸히 귀국하는 소식을 자주 접한다. 귀국하는 한국인들 중에는 빈털털이가 되어 돌아가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야반도주'의 신세로 도망치듯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퇴장에 갈채는커녕 야유만 뒤따른다. 물론 산업화 세대의 목적은 "잘 살아보세"였으며 잘 살기 위해 밤낮없이 성실히 일했다. 그러나 성실한 노동으로 성장 역사의 밑거름이 됐던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비록 지금 쓸쓸히 퇴장하지만 재중한국인 1세대들은 중국에 초대받았던 사람들임을 잊지말아야한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사업하는 한국 사장님들은 지방정부 고위관료와 만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시정부 누구를 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이는 중국에서 그들의 가치를 인정받고 진출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한중 수교 20년도 안 된 오늘, 중국에서 한국인은 수교 초창기만큼이나 평가받지 못한다. 산업화세대들에 비하면 형편없는 상황으로 반전됐다. 세대간 비교를 한다면 중국에서 산업화세대만큼이나 인생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던 세대도 없을 것이다. 동아시아 역사를 돌아보면 반도가 대륙을 앞섰던 시대는단 한 번도 없었으며 한중 수교 후 10여년의 시간 동안 우리는 반도가 대륙을 앞선 동아시아 역사적 이변을 목격했다. 이같은 이변의 주역은 산업화 세대였으며, 이변을 직접 확인한 세대 역시 중국에 진출한 한국산업화 세대들이었다. 이제 노년을 준비하며 귀국하는 그들에게 필자는 인생 후배로서 감사와 존경의 갈채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중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재중한국인이 높이 평가받고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더불어 노력할 것임을 다짐한다. ⓒ 중국발 뉴스&정보-온바오닷컴(www.onbao.com) |
|
'BOARD'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연아 Kim Yuna !!! (9) | 2010.02.24 |
---|---|
동물 의사 (1) | 2010.02.08 |
謹弔 아이티 (5) | 2010.01.14 |
빌게이츠의 인생충고 10가지 (1) | 2010.01.13 |
통일한국과 중국 (1) | 2010.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