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중앙학교

중국공산당의 경쟁력 두 번째 글을 올리는데
참으로 오래 걸렸습니다.
이런저런 사연이 있었지만 각설하고,
두 번째 글로는 중국 리더십의 사관학교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공산당중앙학교, 약칭 중앙당교에 관해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퀴즈로 시작하지요.
베이징대학의 도서관 사서로일한 적이 있는
마오쩌둥이 교장을 역임한 학교는 어디일까요.
마오의 후계자 화궈펑(華國鋒)도 이 학교 교장으로 있었고,
현재 중국의 1인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10년 가까이 교장이었지요.
내로라하는 중국의 최고 지도층 인사가 아니고선
'교장이 되려는 꿈'은 꾸지도 말아야 될 듯 합니다.
현재의교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고요.

정답은 아시겠지만 중국공산당중앙당교(약칭 中央黨校)입니다.
중국에서 고급간부로 성장하기 위해선 꼭 거쳐야 하는 관문입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지도상에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물론전화번호부에도등록되지 않았구요.
당 간부를아주 은밀하게 양성하고 싶어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중앙당교가 이제 베일을 벗고 있다고 합니다.
사영 기업가는 물론 중국 내 다국적기업의 경영층에게도 수업을 합니다.

베이징시 하이뎬구에 위치한 중앙당교의 학생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뉩니다.
고급 당 간부, 청년 간부와 소수민족 간부, 이론 공부하는 석·박사생 등입니다.

고급 당 간부 반은 다시 장관급반, 청장급반, 현서기급반 등으로 갈라지는데
여기서초점은 장관급반입니다.

장관급반은 당중앙 조직부가 직접 챙깁니다.
당 조직부가 각 성이나 정부 기구에 입학생 수를 할당해 통보하면
해당 부서에선 미리 준비해 놓은 순서에 따라
고위 간부들을 중앙당교에 입학시킨다고 합니다.

장관급반 학생들은 상하이 시장, 중국인민은행장 등 장관급 인사들이지만
중앙당교에선 그저 학생일 따름입니다.
한때권력서열 6위까지 올랐던 황쥐(黃菊) 전 국무원 부총리가
상하이 시장으로 있을 때중앙당교에서 공부하다 특별 외출을 위해
상하이 시위원회 조직부의 도장까지 받아 온 이야기는 아직도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약 4개월 과정에 50명 가량이 모이는 장관급반에선 무얼 배울까요.
핵심은 '3개 기본(三基本)'과 '5개 당대(五當代)'라고 합니다.
'3개 기본'은 정신 무장을 위한 성격이 짙습니다.
'마르크스주의 기본문제' '마오쩌둥사상 기본문제' '중국특색사회주의이론체계 기본문제' 등

'기본기를 다지려는 듯' 다소딱딱한 과목들이지요.
반면 '5개 당대'는현실에서벌어지는문제들을 다룹니다.
'당대 세계경제' '당대 세계과학기술' '당대 세계법제' '당대 세계군사'
'당대 세계사조' 등. 최근엔 '당대 세계민족종교'가 추가됐습니다.
중국 사회에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는 종교 열기를 반영하는 것이지요.

하루 일과는 오전 7시~7시30분 아침 식사, 오전 수업,
오후 자습, 오후 6시~6시30분의 저녁 시간 이후엔 자유입니다.
숙소는 3성급 호텔 방 수준이라고 합니다.

중앙당교의 모든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지만
장관급반 학생들은 특별 대우를 받는지 '과제 연구조사'로 대신합니다.
6~7명이 조를 짜 직접 현장 조사를 한 뒤 보고서를 내는 형식이라고 합니다.
장관급반은 학생들의 신분이 워낙 높은데다 각 분야 전문가가 많아
스트레스를 받는 건 오히려 중앙당교 교수진이라고 하지요.
교수들은 장관급 학생들로부터 평가를 받습니다.
10점 만점에 9점 미만이면 '강의 사고'로 치부된다고 하네요.

중앙당교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건 우선 당 고위 간부가 양성되는데다
이들이 중국 최도 지도자와 끈끈한 관계를 맺게 되는곳이기 때문입니다.
차세대 지도자 시진핑은 입학식과 졸업식은 물론
수시로 중앙당교를 찾아 장관급 인사들과 인맥을 다집니다.
평시엔 중국의 최고 집단 지도부를 구성하는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찾아와 학생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게다가 각 부서에서 모인 장관급 인사들이서로 공부하면서
'동창생'이라는 아주 그럴 듯한 '학연 꽌씨(關系)'를 형성하는 것이지요.

중앙당교는 치국(治國) 방침이 발표되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1978년 5월엔 상무 부교장이던 후야오방(胡耀邦)의 지지 아래
'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라는 논문이
중앙당교 간행물을 통해 발표됩니다.
이를 계기로 '마오쩌둥이 생전에 내린 결정과 지시는 모두 옳은 것'이라고
주장하던 화궈펑 당시 중앙당교 교장을 축출하는작업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2004년엔 후진타오 주석이 장관급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치국 이념인 '조화사회(和諧社會) 건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후 자신도1983년에 중앙당교 청년 간부반에서 직접 연수를 했습니다.

이때문에 중앙당교 입교는 최고 지도부에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을 수 있는 좋은기회로 간주됩니다.
하나 학업 성적이나 품행이 불량하면 제적되기도 합니다.
당중앙조직부가 '연락원'으로 파견한 관찰자가 수업을 따라다니며
학생들을일일이 체크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한 학기에 약 1600명을 선발하는 중앙당교에 입학한다는 것 자체가
중국에선 튼튼한 출세의 끈을 잡는 것과 같은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앙당교=1933년 3월 마르크스 사망 50주년을 기념해 장시(江西)성
루이진(瑞金)에 세운 '마르크스 공산주의 학교'가 모태가 됐습니다.
1935년 11월 중앙당교로 이름을 바꿨구요.
마오쩌둥, 류사오치(劉少奇), 화궈펑, 차오스, 후진타오(1993.2~2002.12),
쩡칭훙(曾慶紅)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쟁쟁한 인사들이 교장을 역임했습니다.

2007년 12월부터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교장을 맡고 있습니다.
중국공산당 최고학부로 교훈은 마오쩌둥이 만든 '실사구시(實事求是)'입니다.

<중앙당교 역대 교장>
(중국 건국전)
1933년 리웨이한(李維漢) 당중앙정치국 상임위원
1935년 둥비우(董必武) 당중앙당무위원회 서기
1937년 리웨이한
1938년 캉성(康生) 당중앙서기처 서기
1939년 덩파(鄧發) 당중앙직공위원회 서기
1942년 마오쩌둥(毛澤東) 당혁명군사위원회 주석
(중국 건국후)
1949년 류사오치(劉少奇) 당중앙서기처 서기
1953년 카이펑(凱豐) 당중앙선전부 부부장
1954년 리줘란(李卓然) 당중앙선전부 부부장
1955년 양셴전(楊獻珍) 중국과학원 위원
1961년 왕총우(王從吾) 당중앙감찰위원회 부서기
1963년 린펑(林楓) 전인대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1977년 화궈펑(華國鋒) 국무원 총리·당중앙위원회 주석
1982년 왕전(王震) 국무원 부총리
1987년 가오양(高揚) 당중앙고문위원회 위원
1989년 차오스(喬石) 당중앙정치국 상임위원
1993년 후진타오(胡錦濤) 당중앙서기처 제1서기
2002년 쩡칭훙(曾慶紅) 당중앙정치국 상임위원
2007년~현재 시진핑(習近平) 당중앙정치국 상임위원

유상철의 중국산책 http://blog.joinsmsn.com/ysc08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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