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민이가 몇달만에 내려와서 토요일 오후 남도를 향한다.
우선 호남고속도로을 달려 내장사를 간다. IC를 벗어나 내장사를 찾는 길은 호수를 끼고 산을 올려다 보며 아름답다. 매표소 입구에 차를 세우고 냇가를 따라 난 길을 걸어 들어간다. 단풍숲과 깔끔한 잔디, 맑게 흐르는 냇물, 정말로 잘 다듬어 놓았다. 저녁때인지라 사람의 발길도 없고 제법 긴 진입로를 우리가 독차지했다. 사진도 많이 찍고 걷기도 좋이 했다.
다시 길을 돌아나와서 호객하는 집들을 뒤로하고 정읍 시내를 향한다. 영민이 생일이라 작은 케익 하나 사고 오리주물럭으로 저녁을 하고 숙소를 찾았다. 제법 큰 방이라 넓게 뒹글거리며 자도 되겠다. 케익 자르고 불멸의 이순신 보고 잔다.
일요일 아침 일어나 할머니 해장국집을 찾아 아침을 하고 다시 내장사 계곡으로 들어선다. 산을 가로지르는 추령, 그 높은 고개를 넘는다. 내려다 보는 내장계곡이 아름답다.고개를 넘으면 고원지대 순창 복흥이다. 담양호 상류를 지나 강천산을 찾는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강천은 입구부터 차가 늘어서 있어 기약하기 어렵다. 포기하고 순창을 향한다. 메타세콰이어 길이 너무 좋다. 한결 영민은 사진 찍으며 좋아들 한다. 고추장 마을을 잠시 보고 시내를 지나 차를 옥정호로몰아간다.
가다보니 덕치초등학교가 보인다. 김용택 시인이 근무했던 덕치, 마암 학교들이다. 뒤로는 높은 회양산, 앞으로는 정겨운 섬진강, 시인의 고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옥정호는 약간 녹조현상을 띄고 있다. 옥정 최고의 전망을 찾아 길을 좀 돌아간다.
전주에 입성하여 태조로를 찾는다. 경기전, 여전히 멋지게 떨치고 여름을 겪고 있다. 대밭이 참으로 좋다. 맞은편에 있는 전동성당, 공사중인데 성당안은 여전히 성스럽고 고전적이다. 저 앞에서는 수녀님이 머리를 조아리며 기도를 하신다. 몇가지 간절한 기도를 한다. 역시 아이들을 위한 기도, 그리고 내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인도를 의탁한다. 종로회관에서 전통비빔밥을 먹는다. 묵직한 놋그릇에 비빔재료가 적절하다. 점심을 먹고 차로 한옥마을을 한바퀴 돈다. 날씨가 더워서다. 풍남문도차로 돈다. 전주천변을 지나 寒碧亭에 올라푸른 물을 내려다 본다.
1박2일의 여정을 끝내고 봉동,여산,연무,논산을 지나 공주에 돌아왔다.
귀가 시간이 일러 여유있어 좋다.
오랜만에 가진 가족여행이다.
앞으로 한동안은 네명 모두가 모이는 가족여행은 어려울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