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단오(음력5.5)가 되면 쫑즈(米宗子)를 먹는다.
삼각형으로 싸여 있는 것을
긴 끈을 빼서 풀고
펼치면 넓은 대나무 잎에 싸인 쫑즈가 나온다
찹쌀 속에 대추도 들어가고 아주 맛이 좋다
중국의 단오는 屈原의 이야기와 밀접하다. 屈原은 왕족 출신으로 회왕(懷王)의 좌도(左徒;벼슬이름)가 되어 내정과 외교에 비상한 능력을 발휘했으나, 그 때문에 다른 신하들의 미움을 받았다. 회왕이 술책에 빠져 진(秦)에 유폐되어 객사하자, 장남 경양왕(頃襄王)이 즉위하고 막내 자란(子蘭)은 영윤(令尹;재상)이 되었다. 자란은 아버지를 객사하게 한 장본인이었으므로 굴원은 그를 비난하다가 대부(大夫)의 참언으로 영도에서 추방된 뒤 초나라와 임금을 걱정하며 둥팅호[洞庭湖(동정호)] 근처를 방랑하다가 미뤄강[汨羅水(멱라수);汨水(멱수)]에 몸을 던져 죽었다. 이 때가 5월 5일이었으며 그 후부터 이곳에 공물(供物)을 바치는 습속이 생겼다. 일설에는 물고기들이 굴원의 시신을 먹지 말라고 넣어준 것이 쫑즈(米宗子)라고도 한다. 이소(離騷)》를 비롯하여 《어부사(漁父辭)》 등 그의 작품들은 왕에게 버림받은 뒤 쓰여진 것으로, 우수가 짙게 스며 있다.
漁父辭
屈原이 이미 쫓겨나 江潭(강담)에서 노닐고 못가를 거닐면서 詩(시)를 읊조릴 적에 안색이 초췌하고 몸이 수척해 있었다. 漁父(어부)가 그를 보고는 이렇게 물었다. 그대는 三閭大夫(삼려대부)가 아닌가? 어인 까닭으로 여기까지 이르렀소?
굴원이 대답했다.
온 세상이 모두 혼탁한데 나만 홀로 깨끗하고 뭇사람들이 모두 취해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으니 그래서 추방을 당했소이다.
어부(漁父)가 이에 말했다.
聖人(성인)은 사물에 얽매이거나 막히지 않고 능히 세상을 따라 옮기어 나가니 세상 사람들이 모두 혼탁하면 왜 그 진흙을 휘젓고 흙탕물을 일으키지 않으며 뭇사람들이 모두 취해 있으면 왜 그 술지게미를 먹고 薄酒(박주)를 마시지 않고는 무슨 까닭으로 깊은 생각과 고상한 행동으로 스스로 추방을 당하셨소?
굴원이 이에 답하였다.
내 듣기로, 막 머리를 감은 자는 반드시 冠(관)을 퉁겨서 쓰고 막 목욕을 한 자는 반드시 옷을 털어 입는다 하였소이다. 어찌 몸의 반질반질한 곳에 外物(외물)의 얼룩덜룩한 것을 받겠소? 차라리 湘江(상강)에 뛰어들어 강 물고기의 배속에서 葬事(장사)를 지낼지언정 어찌 희디흰 純白(순백)으로 世俗(세속)의 먼지를 뒤집어 쓴단 말이요?
漁父(어부)는 빙그레 웃고는 배의 노를 두드려 떠나가며 이에 노래를 불렀다.
滄浪(창랑)의 물 맑으면 내 갓 끈을 씻으리오, 滄浪(창랑)의 물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오.
그는 마침내 떠나가고 굴원은 다시 그와 더불어 말하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