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벅기념관 30일 개관펄 벅 여사가 처음 ‘소사 희망원’을 세웠던 경기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에 30일 ‘펄벅기념관’이 문을 연다(위). 펄 벅 여사가 1970년 경북 경주시 첨성대를 방문했을 때 장왕록 교수와 함께 촬영했다. 사진 제공 장영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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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고상한 국민이 살고 있는 보석 같은 나라이다.’
한국이 전쟁의 폐허에서 겨우 벗어나기 시작했던 1963년에 이렇게 한국을 세계에 소개한 사람이 있었다. 1938년 ‘대지’ 3부작으로 미국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 벅 여사였다. 펄 벅 여사가 ‘한국에서 온 두 처녀’(1950년), ‘새해’(1968년)와 함께 한국에 관해 쓴 3권의 소설 중 ‘살아 있는 갈대’에서였다. 이 책은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펄 벅 여사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이에 그치지 않고 1964년 펄벅재단(현 펄벅 인터내셔널 한국)을 세웠으며, 이 재단은 지금까지 40년 넘게 ‘보호자 없는 혼혈 아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처럼 한국을 애틋하게 여기던 펄 벅 여사를 ‘대를 이어’ 기리는 사람들이 있다.
장왕록(1994년 작고) 전 서울대 명예교수의 장남 장병우 ‘오티스 엘리베이터’ 사장과 딸 장영희 서강대 영문과 교수는 30일 문을 여는 ‘펄벅기념관’(부천시 건립)에 1950, 60년대 국내에서 출간된 펄 벅 여사 소설의 번역 초판본 10여 종을 기증했다.
장왕록 교수는 국내에 소개된 펄 벅 여사의 소설 대부분을 번역하는 등 작가를 국내에 널리 알렸다. 이어 유족들은 그동안 소장하고 있던 국내 번역 초판본 등을 모두 기증해 펄 벅 여사가 한국 국민 속에 기억되는 데 적극 나섰다.
장영희 교수는 “펄 벅 여사는 미국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자라고 한국 중국 인도 등 동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쓰는 등 동서양 상호이해를 높이는 데 앞장선 작가”라며 “무엇보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한국을 대변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대지’ 등 일부 작품은 초기 번역본을 찾지 못했다”며 연락(02-705-8290)을 부탁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