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여름
어머니 생신은 칠월초이틀
언제나 여름입니다.
지난 날 어머니는
여름 내내 땀에 젖어 지내셨습니다.
긴 고랑 콩밭을 매며,
열기가 훅훅 숨을 막는 고추밭에서,
끝이 안보이는 담배밭 고랑속에서,
어머니는 땀으로
삼베 모시적삼을 다 적시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여름은
언제나 바쁜 걸음이셨습니다.
밭일 하랴 논일 도우랴,
많은 식구 옷가지 깨끗이 입히랴,
한번도 거를 수 없는 하루 세끼
밥상 준비하랴,
어머니는 늘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육남매는 그 어머니 품이 한없이 좋았고
어머니의 땀냄새가 좋았습니다.
이제 육남매 나이 들어
몇 안되는 아이들 키우며
삶의 대목 대목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런데 줄줄이 치맛자락에 매달리는
저희 여섯을 길러내신 어머니는
인생의 갈피 갈피
얼마나 힘이 들고 아득하셨던가요?
얼마나 고되고 또 무거우셨던가요?
그 긴 인고의 세월을
지혜와 인내로 다 겪어내시고
오늘 여든 여덟 번째
생신을 맞이하시는 어머니께
저희는 이렇게 큰절 올립니다.
"어머니 늘 행복하기만 하세요"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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