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사이드] ‘세계의 공장’ 중국이 곪고 있다
-- 요동치는 주식시장 뒤에서 중국은 ‘복합적인 병’을 앓고 있다. 비효율적인 자원낭비, 고용없는 성장, 그리고 소득 양극화…. 中 경제는 초고속 성장을 이루었지만, 곪고 있는 상처를 치료하는 약을 아직까지 구하지 못했다.
- 손성원 LA 한미은행장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鄧小平)은 “부자가 된다는 것은 영예로운 일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오늘날 중국의 백만장자는 한국의 4배나 된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상하이 주식 시장이 이처럼 많은 백만장자를 낳았다.
상하이주식거래소는 뉴욕증권거래소처럼 질서정연한 자본주의 시장이라기보다는 도박이 횡행하는 카지노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1년간 상하이 주식시장의 투기꾼들은 주가를 130% 이상 뛰게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난달 27일의 8.8% 폭락은 그다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중국 주식시장은 향후에도 급격히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1990년 주식거래를 사상 처음으로 허용했다. 거래가 허용된 모든 기업들의 주식은 거래가능 주와 거래불가능 주로 나뉘었다. 실제로 거래된 주식은 3분의 1 이하였으며, 거래불가능 주는 주로 정부나 정부 소유의 기업이 지배권을 잃지 않기 위해 소유했다.
2년 전 중국 정부는 규제를 완화해 더 많은 주식이 스케줄에 따라 거래되도록 허용했다. 거래불가능주식의 거래금지 기간이 끝남에 따라 연말에는 700억달러에 달하는 1000개 기업의 주식이 시장에 나오게 된다. 이는 중국 주가에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팔 또 하나의 요인이 있다. 지난 몇 년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커다란 이익을 얻었다는 것은, 점점 더 많은 주식 소유주들이 높은 주가를 이용해 돈을 벌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상하이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시장 가치는 모두 합해 약 1조5000억 달러에 이른다.
2.7조 달러의 중국 경제가 주식시장으로 인해 크게 흔들릴까?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각국이 피해를 입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주식이 아니라 은행 예금을 소유하고 있다. 주식에 투자되는 자산은 9%에 불과하다.
겉으로는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처럼 보이나, 중국은 근본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문제도 동시에 갖고 있다. 가격 하락 압박 요인은 과다한 생산능력에서 비롯된다. 철강과 알루미늄 공장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한 예이다. 중국은 두 금속을 수입은 전혀 하지 않고 수출만 하고 있어, 전 세계 금속가격에 압박을 가한다. 미국에서 한때 닷컴버블이 일어났듯이, 국내외 양쪽에서 자본이 지나치게 많이 흘러 들어오고 있다. 중국 투자자들은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동시에 같은 곳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장난감부터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온갖 상품을 만들어내는 세계의 공장이다. 중국은 노동력이 풍부하나 천연자원은 빈약하다. 제조 상품에 대한 해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원자재를 다량 수입해야 한다. 전 세계 구리의 20%, 알루미늄의 21%, 석탄의 30%, 시멘트의 45%가 중국으로 들어간다.
문제는 중국이 원자재를 이용하는 데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중국 정부는 휘발유가를 세계 평균보다 40% 낮은 수준에서 인위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가격이 낮다 보니 자원이 쉽게 낭비된다. 정부는 가격 억제책을 완화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나, 가격이 높아지게 되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중국의 심화되는 소득 양극화도 문제다. 성장과 소비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해결하기 어려운 골칫거리이긴 하나, 특히 수십 년간 성장 위주 정책을 펴온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소비 양극화가 심각한 국가 중 하나이다.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니 고용률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중국의 고용 증가속도는 경제 성장률보다 뒤처져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중국의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부른다. 민간 부문의 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적은 노동력으로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 자본 지출과 기술 발전은 성장 없는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또 하나의 부가적인 요인이었다.
중국의 공룡들인 국가 소유의 기업은 더 효율적인 민간 부문과 경쟁할 수 없다. 손실이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그들 중 일부의 문을 닫았으며 그 과정에서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다. 중국에서는 일자리의 상당수가 정부 부문에서 창출되기 때문에, 중국이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애쓸수록 일자리의 증발은 심화될 것이다.
게다가 2000만~3000만명에 이르는 농촌 인구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고 있어 도시의 실업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허가권을 이용해 이와 같은 대량 이주의 흐름을 늦추려고 애썼다. 그러나 가난한 농부들은 도시로 계속 몰려들고 있다.
중국의 고용 없는 성장은 정치사회적 압력을 가중시킨다. 중국 공산당은 인민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약속하는 대신 “정치를 당에 일임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계약은 많은 중국인들을 만족시키는 데 실패했다. 특히 농촌 사람들은 멋진 차를 몰고 근사한 집에서 사는 도시의 사촌에 비해 자신들이 얼마나 가난한지 잘 알고 있다.
고속 경제 성장은 중국에 어렵지 않은 도전이었다. 앞으로 남은 더 어려운 과제는 경제 성장과 수입 분배, 사회적 정의와 정치 안정의 균형을 이루는 일이다.
'BOARD' 카테고리의 다른 글
Fighting 박태환 !!! (1) | 2007.03.26 |
---|---|
Beautiful 김연아 !!! (3) | 2007.03.24 |
SBS스페셜 - 차마고도 1000일의 기록 - 캄, 제작노트 (1) | 2007.03.19 |
중국어를 배우면 총명해진다? (1) | 2007.03.15 |
창바이산(?) 풍경구 (4) | 2007.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