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화산섬·용암동굴’ 세계자연유산 등재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이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6월 27일 오늘 뉴질랜드에서 열린 제31차 총회에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 국내 자연유산으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명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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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등재된 제주 자연유산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 응회환,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등 3부분으로 이뤄졌으며, 면적은 총 188제곱킬로미터로 제주도 전체 면적의 약 10분의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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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부문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호연합, IUCN은 지난 5월 세계유산위원회에 보낸 보고서에서 제주 자연유산의 아름다움과 지질학적 가치가 세계유산으로 손색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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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유산에 얽힌 이야기

2007년 6월은 한국 문화재외교사에 특별한 달로 기록될 것이 틀림없다. 14일 고려대장경판과 조선왕실의궤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데 이어 27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에 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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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유산과 한국의 세계유산

세계유산(World Heritage)은 1972년 제17차 유네스코 정기총회가 채택한 '세계유산협약'(World Heritage Convention)에 기초해 '인류에게 뛰어난 가치'(outstanding value to humanity)가 있다고 평가되는 유산이 선정되며 크게 3가지 항목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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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유네스코 '최대의 히트작' 세계문화유산(World Cultural Heriatge)이다. '역사적, 미학적, 고고학적, 과학적, 민족학적, 인류학적 가치를 지닌 기념물이나 건축물 및 기타 유산'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체로 세계문명의 발자취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유적지나 사찰, 궁전 등이 지정되는데 주의할 점은 기념물이나 건축물 같은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

특히 '고려대장경 및 제경판', 즉 팔만대장경과 해인사 장경판전은 혼동하기 쉬운 한국의 세계유산이다. '부동산'인 장경판전은 19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고 '동산'인 팔만대장경은 올해 6월14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2007년 현재 한국은 석굴암ㆍ불국사(1995년), 해인사 장경판전(藏經板殿.1995년), 종묘(1995년), 창덕궁(1997년), 수원화성(1997년), 고창ㆍ화순ㆍ강화 고인돌유적(2000년), 경주 역사유적지구(2000년) 등 7건의 문화유산을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

세계유산 잠정목록에는 삼년산성 등 중부 산성군과 공주 무령왕릉, 강진도요지, 안동하회마을, 월성양동마을, 조선왕릉이 올라있는데 전문가들은 조선왕릉의 등재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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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27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한국 최초로 이름을 올린 '세계자연유산(World Natural Heritage)'이 있다.

'뛰어난 외적, 생물학적 및 지질학적 형상물이나 위험에 처한 동물이나 식물이 서식하는 곳, 과학적 보존 혹은 미학적 가치를 지닌 평원이나 지역'을 선정대상으로 한다.

제주도는 측화산과 세계적인 규모의 용암동굴, 다양한 희귀생물 및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가 분포하고 있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구체적으로 '지구의 진화단계를 대표하는 현저한 사례(세계자연유산기준 ⅰ)', '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ㆍ식물의 종이 아직 생존하고 있는 서식지 및 보편적인 관심과 중요성이 있는 동ㆍ식물이 집중되어 있는 생태계(세계자연유산기준 ⅳ)'에 해당한다.

제주도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기도 하다.

본래 한국의 세계자연유산 등재후보 '1번 타자'는 제주도가 아닌 설악산이었다. 1995년 당시 문화체육부 문화재관리국은 설악산 국립공원의 46.56%인 173.7㎢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록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설악산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면 현재보다 규제가 강화돼 지역 개발에 걸림돌이 된다며 50여 개 단체가 투쟁위원회까지 결성해 극력 반대에 나선 결과 1996년 문화재관리국은 주민반대와 동물생태계 미흡 등을 이유로 세계유산등록신청을 철회했다.

11년이 지난 오늘 제주도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문화유산에 대한 일반의 시각이 지역개발의 걸림돌에서 관광자원과 보존의 대상으로 격상됐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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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의 3번째 항목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결합된 '복합유산(mixed properties)'이다. 그리스의 메테오라 수도원, 아토스산 수도원, 스웨덴의 라포니안 지역 등 세계적으로 24건에 불과하다.

여기에 전란 등으로 파괴나 훼손 위험에 노출된 문화유산 보존 문제가 급속히 제기됨에 따라 유네스코는 '위험에 처한 세계문화유산목록'(World Heritage in Danger List)도 작성하고 있다. 탈레반정권 시절에 파괴된 아프가니스칸 바미안 석불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까지가 '세계유산'의 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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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기록유산과 세계무형유산

문화유산의 범위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유네스코는 '세계기록유산'과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세계무형유산)'이라는 항목을 새로 만들었다.

'세계기록유산'과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은 한국과 관계가 밀접하다. 유네스코가 이를 채택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은 인류의 기록물을 보존하고 적절한 기술을 통해 세계적 가치가 있는 기록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유네스코의 등록제도다.

한국은 1997년 첫 지정 당시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을 등재했다. 두 문화재는 한국이 자신있게 세계기록유산목록 채택을 주장한 배경이기도 했다.

현재 한국은 훈민정음(1997년)과 조선왕조실록(1997년),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2001년)에다 14일 등재된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조선왕실 의궤'를 추가해 모두 6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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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 위기에 처해있는 문화 유산의 보존과 재생을 위하여 가치있고 독창적인 구전 및 무형유산'을 선정하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역시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업이다.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목록 자체가 한국의 무형문화재 제도에서 인용한 부분이 적지 않다.

한국은 2006년 12월 '아시아 태평양 무형유산센터' 설립준비기획단을 출범시켰다. 2007년 말까지 '아ㆍ태 무형유산센터'를 발족해 무형유산 보호 연구의 허브로 발전시키고 최종적으로 유네스코의 기구외 조직으로 승인받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 판소리(2003년), 강릉단오제(2005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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