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매미꽃 연가

김성련

 

연푸른 바람 가벼운 오후

큰 도리 강(講)하던 골짜기를 오른다

온 겨울 흔적도 없더니

일시에 깔리는 노랑매미들

 

이만의 젊은 넋

속으로 피를 품어도

하늘하늘 흔들흔들

끝없이 출렁이는 꽃 이랑

나풀나풀 살랑살랑

무수히 날아오르는 노란 날개짓

 

올려보고 또 내려보고

비껴보고 또 돌아보며

눈이 젖는다 노랗게

몸까지 젖는다 노랑으로

 

돌아와 누운 밤

우리는 길게 이어져

노란 너희 수근거림은

내 온밤을 밝혔다

 

※ 忠南 廣德山 講堂골 옛날에 군사 2만 명이 주둔했다는 이마당

아래에 노랑매미꽃 군락이 펼쳐져 있다. 줄기를 꺾으면 핏빛

수액이 흘러 피나물이라고도 부른다.

written by daniel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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