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 축구대표팀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경기장에서 토고를 맞아 귀한 1승을 거뒀습니다. 이는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원정 경기 '첫승'이기도 합니다.
때마침 이어진 프랑스와 스위스는 0대 0으로 비겼습니다. 한국이 G조 1위가 된 것입니다. 앞으로 치뤄내야 할 프랑스와 스위스가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점이 드러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겼다'는 것은 여러모로 기쁜 일이기도 합니다. 잠시 다른 생각을 잊게 만드는 마취제 같기도 합니다.
이에 승리의 현장을 사진으로 재구성해봅니다. 물론, 동점골을 뽑아내며 대표팀 공격에 도화선이 된 이천수 선수의 표정을 먼저 구경해 봅니다.
이천수 선수가 마침내 후반들어 동점골을 뽑아냈습니다. 프리킥 상황에서 멋들어지게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이에 뛸 듯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골 세리머니 뒤에 아드보카트 감독 품에 안긴 이천수 선수의 모습은 마치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박지성 선수가 히딩크 감독에게 안겼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이천수 선수가 프리킥 상황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이을용 선수가 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부활'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니면 월드컵 사나이라고 해야 할까요. 안정환 선수가 마침내 일을 냈습니다. 후반 교체해 들어온 뒤, 2:1 역전골이자 결승골을 뽑아냈습니다. 골 세리머니 하던 중에 다칠까 염려될 만큼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습니다.
바로 안정환 선수가 역전골이자 결승골을 넣고 있는 장면입니다.
사실 안정환 선수는 한 골을 더 넣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치 '안 돼'라고 외치는 듯한 토고 골키퍼의 외침대로, 가랑이 사이에서 공은 멈춰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두 골로 태극전사들은 승리의 열매를 맺었습니다. 경기를 마친 뒤 태극전사들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수가 아닌 사람이 한 명 보입니다. 지난 2002년 부터 대표팀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의무팀장최주영 씨입니다. 이날도 경기가 끝나자 가장 먼저 뛰어나와 선수들과 기쁨을 나눴습니다. 마치 대표팀의 '어머니'같아 보입니다.
경기 시작 전 태극전사들은 이랬습니다. 다소 긴장감과 함께 경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던 것이겠지요.
이날 토고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면서도 어느 정도 제 역할을해냈던 박지성 선수가 최진철 선수와 함께 토고의 아데바요르 선수를 막고 있습니다. 후반전 들어미드필더 진영에서 강한 압박이 살아난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굴렀습니다.태클을 건 토고 선수가 오히려 더 아픈 듯한 몸짓입니다.
수비에서는 최진철 선수가 수훈갑이었습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토고의 주된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체력과 체격 면에서 대표팀 수비의 기둥임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김영철 선수가 수비진 중앙에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호 선수가 토고 카데르 선수에게 걷어채이고 있습니다. 표정만 봐도 상당히 아픈 것이 느껴집니다.
이호 선수는 한 차례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미드필더 쯤에서 토고 선수에게 공을 빼앗겨 슈팅 기회를 준 것입니다. 이에 동료 태극전사들에게 미안하다고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이날 박지성 선수는 유난히 많이 경기장을 뒹굴러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마치 '비켜'라는 듯 공을 드리블하고 있습니다.
공중에 뜬 공을 헤딩에서 놓치자 이영표 선수의 눈이 그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영표 선수는 '꾀돌이'라는 별명처럼 효율적으로 수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뜬 공을 잡기 위해 항상 몸을 사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토고의 아데바요르 선수는 후반 체력이 고갈된 듯, 퍼진 모습을 종종 보였습니다.
전반 선제골로 이처럼 좋았던 분위기는 결국 무너지고 맙니다.
경기 후반 토고의 아발로가 경고 2회로 퇴장당하는 사이, 토고는 흔들렸고 한국은 결승골을 뽑아냈습니다. 토고의 마맘 선수가 위로하는 듯 하지만 경기장을 떠나는 자의 표정은 비장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지붕을 덮은 경기장이 다소 무더웠던 것은 한국과 독일 곳곳에서 모여든 한국 응원단 '붉은악마'의 열기도 한 몫 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하나된 '붉은악마'의 응원함성은 태극전사들에게 마치 홈구장인 듯한 안정감을 주었고, 분명 그들의 경기력에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의 승리는 과열된 경기장에 시원한 쾌감을 안겨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