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 나는
김 성 련
이 가을에 나는
가슴 가득 푸른 하늘을 채우고 싶다.
그 푸르름으로 온통 정결하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두 팔 가득 연변의 들판을 끌어안고 싶다.
긴 여름 길러온 그 풍성함으로
빈약한 나의 구석구석을 채우고 싶다.
이 가을에 또 나는
길가의 코스모스와 이름모를 들꽃에게도
다정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생명은 생명으로 길게 이어져 있음을
가냘프지만 이쁘디 이쁜 꽃잎에 깃든
섭리의 심오함에 깊이 침잠하고 싶다.
이 가을에 무엇보다 나는
교문을 들어서는 아이들의 걸음걸음에
희망과 믿음의 힘을 실어주고 싶다.
하나하나 소중한 생명이요 인격
우리가 희망으로
큰 문을 열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서로 믿음으로
진한 사랑세계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이 청징한 연변의 가을 아침을 향하여
한 목소리로
한 마음으로
외쳐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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