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인상 속 ‘중국동포 이미지’

김범송

최근 한국인들이 중국동포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잖다. 물론 꼭 적중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중국동포들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의 인상 속의 ‘중국동포 이미지’는 “게으르고 상식이 안 통하는 사람들, 돈이라면 모든 것을 마다하지 않고 공중장소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 감쪽같이 도망치고 잠적하며, 단결심이 적고 내홍(內訌)이 많은 사람”들로 각인되어 있다. 고국에서 인정과 존중을 받으려면 중국동포들은 한겨레동포의 따끔한 일침을 약석지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아래에 ‘중국동포 이미지’ 중 일부를 간추려서 적으니, 바라건대 고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은 모름지기 자성하고 이미지 경신(更新)에 더욱 유념하기 바란다.

중국동포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고국행을 추진하며, 입국을 위해 동원하는 수단과 방식도 다종다양하다. 예컨대 “친척방문해서 눌러앉기, 가짜공무여권으로 입국하기, 여행으로 입국하자마자 공항에서 도망치기, 가짜부모로 결혼식에 참석하러 왔다가 잠적하기, 브로커를 통한 가짜친척방문, 한국남자에게 돈을 주고 위장결혼하기, 카드 빚에 시달리는 한국여자한테 돈을 주고 남편으로 위장결혼 해오기” 등등이다. 이처럼 각양각색의 ‘한국 입국하기’는 중국동포들의 돈벌이 대한 강한 집착과 모험적인 일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부 중국동포들은 정해진 기한 내에 돈을 벌만큼 벌고도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정부에는 같은 동포인 한민족을 외면한다고 원망하고 인정을 요구하지만, 자신들의 무모한 행동이 아직 한국땅을 밟아보지 못했고 고국행을 지향하는 많은 재중동포들의 입국기회를 차단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이기적인 일부 중국동포들이 한국 땅을 밟으면 돌아갈 줄 모르니 어떻게 한국행을 원하는 그 많은 중국동포들을 모두 초청할 수 있으며, 자국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난민수용’하듯 무작정 받아들일 수가 있겠는가?

중국동포들은 한국정부가 불체자를 마구 붙잡아 추방한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불법체류자는 법을 어기면서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개인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다. 애당초 민족화합이나 한반도의 통일 같은 것은 아예 염두에 없다. 물론 돈벌어 잘 살자는 것은 나무랄 것이 못되지만, 법이 엄연히 존재하는 국가에 막무가내로 입국해 오직 돈벌이 목적만으로 법질서를 교란한다면 비난과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조선족의 집거지인 동북삼성의 중국동포들의 입국비자가 잘 나오지 않는 것도 한국영사관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본다.

인터넷 온라인 게시판과 실생활 속에서 적지 않은 중국동포들은 자신들을 초청해준 한국을 무조건 원망하며 한국인을 한없이 미워한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밖에 모르는 이기심과 사리사욕으로 팽만한 중국동포들은 반성할 측면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고국에서 반목질시로 일관하면서 저들끼리 흉보고 싸우며 (불체자)동포를 법무부에 신고하는 불미스러운 현상은 거개가 내홍으로 인한 보복에서 기인된다. 회사에서 잘리면 한국사장을 위협하고 그곳에 남아 있는 동포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그 공장(회사)을 출입국사무소에 신고한다.

적지 않은 중국동포들은 아직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스타일하고는 거리가 멀다. 산업연수로 입국한 중국동포들 중 처음 회사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으며, 회사가 잘해주어도 타사에서 돈을 더 준다면 그날 밤으로 야반도주해 감쪽같이 잠적하는 중국동포들 또한 적지 않다. 눈치 보기를 보면서 게으름을 부리고 화가 나면 중국말로 한국인들을 죽어라고 욕하면서, 한국인 동료들과 사장과도 수가 틀리면 막말을 하면서 소란을 피운다. 그래서 질색한 나머지 중국동포를 멀리하고 감히 채용할 엄두도 못내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벼룩시장의 구인구직란에 적나라하게 밝혀져 있는 ‘중국동포 사절’은 단순히 근거 없는 중국동포 무시이고 일방적인 차별인가? 적지 않은 중국동포들은 노가다 판, 교회 및 음식점에서 외롭고 고독한 남녀가 눈이 맞으면, 이국타향이라 시름 놓고 곧바로 음식점에 가서 만취하고 모텔로 직행한다. 일부 부도덕한 동포여성들은 중국에 본남편을 두고 한국에 가짜시집을 온 후 한국 ‘남편’ 몰래 주위의 멋진 동포남자를 애인으로 삼고 즐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중국동포들의 사랑觀과 애정觀의 급속한 변화에 한국인들도 혀를 찰 지경이다.

중국동포들은 언제까지 품팔이 및 떠돌이 신세로 여기저기 쫓겨 다니면서 불법체류로 전전긍긍해야 한단 말인가? ‘자식 망치고, 동네 망치고, 고향까지 망치고’는 그것이 다 한국의 탓이라고 저주하며, 잘못을 좀 타이르면 원수취급을 하며 고국을 원망한다. 자신들은 탈북자를 머슴처럼 부려먹고 사람취급을 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인들은 동포들을 무시하고 차별한다고 불만투성이다. 한국에서의 중국동포들의 생활실태를 살펴보면 왜서 조선족 사회의 공동체가 무너져 가고 있고, 중국본토에서도 ‘값없는 삶’을 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는 약 26만의 중국동포들이 방대한 민족공동체를 이루면서 타운을 형성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고유한 조선족 사회의 생활패턴과 특색을 이뤄가고 있지만, 한국사회 주류에 어울리지 못하고 있고 유유상종으로 폐쇄적이고 이색적인 생활스타일을 형성해가고 있다. 안쓰럽고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최근 조선족 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반한(反韓)감정은 민족의 공동패망을 부르는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는 중국동포들이 언젠가는 현대판 '이산가족'으로 패가망신하면서 떠돌아다니는 ‘품팔이 신세’에 불원간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자신들의 ‘불행한’ 전통을 자식들에게 물려줘서는 더욱 안 된다. 물론 유랑민의 '코리안 드림'도 중요하지만 삶의 터전인 중국에서의 비전과 꿈을 이루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바라건대 중국동포들이 경제적 부(富)를 이룬, 문명하며 교육수준이 높고 예의 밝은 한민족으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2006년 8월

중국동포들의 인상 속 ‘한국(인) 이미지’

김범송

중국국적을 가지고 있는 소수민족, 일명 중국동포라고 불리는 조선족들에게는 현재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과 조선이라는 고국이 있다.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동포는 약 26만으로, 외국인노동자중에서 가장 방대한 공동체로 자리매김을 해가고 있다. 한국인들이 재한 중국동포들에 대한 이미지는 한겨레동포이면서도 ‘중국인’으로 이중성격을 가진 한민족으로 각인되어 있다면, 현재 한국에서 타운을 형성해 생활하고 있고 고국행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동포들의 인상 속 ‘한국(인)들에 대한 이미지 역시 애증후박(愛憎厚薄)이 엇갈려있다.

가깝지만 멀기도 한 고국인 한국은 많은 중국동포들에게 있어 부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잘 사는 나라’이며, 경제가 발전한 고국(한국)이 있음으로 하여 대다수 중국동포들은 자긍심과 민족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고국인 한국 땅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느끼는 생소감과 소원감은 말할 수 없이 크다. 특히 그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수속을 할 때, (공항)공무원들의 가탈 부리는 언행들은 방금 전까지 비행기 안에서 ‘고국에 왔다’는 부풀어진 마음에 찬물을 끼얹고 만다. 마치 난민입국을 심사하는 듯한 공항공무원들의 냉담한 태도와 불친절에 고국에 대한 이미지는 금세 땅에 떨어진다.


아이러니한 것은 같은 ‘붉은 여권’임에도 불구하고 언어가 통하지 않은 오리지널 중국인들은 무난히 통과되는 반면, 언어가 통하는 중국동포들은 무던히도 곤경을 치른다. 대개 공항사무소에 안내되어 재심사를 받는 주요대상들이 불가사의하게도 중동국가에서 온 ‘테러대상’으로 취급받는 아랍인들과 중국동포들이다. 이는 (한국)공무원들의 편견과 불신이 작용한 것으로 불원천리 ‘코리안 드림’을 안고 온 한겨레인 중국동포들에 대한 지대한 모욕이며, 요즘 시체말로 그들을 ‘두 번 죽이는’ 격이다. 그래서 많은 중국동포들이 ‘고국 이미지’로 불친절한 공항 및 출입국관리소의 공무원들을 떠올리면서 그들의 차별과 기시를 거론한다.

그리고 이질적인 문화와 위화감, 부동한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은 장기간 다른 이데올로기와 체제 및 환경여건 속에서 생활한 그들 사이에 쉽게 무너뜨릴 수 없는 장벽이 생기고 그것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상호이해와 관심, 사랑은 멀어지고 원망과 불신관계가 고착되어 한민족이 ‘두 민족’으로 갈라져가는 슬픈 현실이 고국 땅에서 재현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은 고국을 돈버는 ‘삶의 현장’으로 생각하고 있고, 반면 선입견에 찬 눈길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인들은 이색적인 중국동포들을 단순히 고국에 돈벌러 온 ‘외국인노동자’,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의 한국인들과 중국동포들 간의 관계는 고용과 피고용의 관계이며, 노동력을 파는 일방과 돈을 주고 고용하는 관계로 대등하지 못한 전제를 깔고 있다. 일찍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영향을 받아왔고 농촌에서 ‘편하게’ 일해 왔던 중국동포들은 고국 땅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치열한 경쟁과 잔혹성에 직면하게 되며, 동포의 정보다 이윤추구를 첫자리에 놓는 한국 업주들의 사회적 편견과 몰인정을 절감하게 된다. 비록 언어가 통하고 음식은 입에 맞지만 부동한 사유방식과 생활스타일 및 노동여건과 강도에 바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진일보 고국에 대한 불편함과 괴리 및 소원감을 느끼게 된다.


일부 악덕업주들의 인격기시와 임금체불 등은 중국동포들로 하여금 비정한 고국 및 매정스런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나쁘게 만든다. 현재 주로 3D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은 열악한 노동조건하에서 장시간 강도 높은 체력노동을 하고 있지만, 그들이 받는 보수는 한국인에 비해 퍽 적고 업주로부터 수시로 잘릴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는 불안한 환경 속에서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최근 임금삭감과 체불현상이 보편화되고 있어, 중국동포들은 생존을 위해 일자리를 자주 옮기고 있으며, 이 또한 한국 업주에 대한 불만의 이유가 된다. 따라서 노동환경 개선과 임금보장은 중국동포들의 최대의 희망사항으로 꼽힌다.

중국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중, 초기 중국동포들의 도움을 받지 않은 기업은 거의 없다. 현재 한국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재중)조선족동포들은 현지사정에 밝고 대부분이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들로 2~3개의 언어를 장악하고 있는 조선족사회의 우수한 엘리트지만, 그들이 받는 월급은 한국인들에 비해 형편없이 적고 중용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협애한 한국(기업)인들은 사업이 잘못되면 진심으로 도와준 조선족들을 탓하며, 그들을 폄하하고 무시하며 원망한다. 물론 일부 조선족들의 불미스러운 언행 및 사업태도가 문제되기도 하지만 우선 그들을 인정하고 신임해주며, 공헌한 만큼 대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몇 년 전부터 북경 · 상해 등 대도시의 조선족 해외유학파와 고급인재들이 한국기업에서 사직하고 중국의 대기업이나 다른 외국기업에 취직하는 현상들에 대해, 한국인들은 모름지기 심사숙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근 조선족사회에 성행한 출국사기협잡에 거개 한국인브로커들이 개입되어 있었고, 일부 몰지각한 한국인들이 출국을 미끼로 고국행에 관심이 많은 조선족들을 기편하는 사기행위가 비일비재하였다. 일부 한국인들은 중국에서 동포들에게 무엇이나 다 해결해준다고 장담한 후, 한국에 돌아와서는 ‘꿩 구워 먹은’ 소식이다.

현재 많은 동포여성들이 한국인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데, 한국인들은 가정부를 하인취급을 하고 있고 심지어는 한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거부하면서 중국동포들에게 난생 처음 받아보는 설움과 심각한 자격지심을 심어준다. 많은 선량한 중국동포들이 중국에서 평생 받지 못했던 수모를 고국인 한국에서 받는다. 고(故) 정판룡 선생의 ‘며느리론’ 탁견을 빈다면 ‘시집’인 중국에서 받지 못했던 모욕과 괄시를 ‘친정’인 한국에서 받고 있으니, 더욱 서럽고 울화통이 터져 돈벌어 ‘차별 없는’ 중국 가서 잘 살겠다고 결심을 하는 것이다.

최근 여러 가지 원인으로 중국동포들과 한국인들의 관계는 ‘모합신리(貌合神離)’로, 분열과 불신의 파열음은 커져만 가고 있다. 서로의 잘못을 상대에게만 찾고 자기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있어 흡사 이혼을 앞둔 부부를 방불케 한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는 것만 해도 불편한데, 말로만 한민족인 우리민족은 ‘두 민족’ · ‘세 민족’으로 사분오열(四分五裂)되고 있으니 실로 슬프고 통탄한 일이다. 한두 마리의 미꾸라지가 전체 도랑물을 흐리는 것처럼, 때론 일부가 전체적인 이미지를 대표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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