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넓은 하마탕 들녘
오랜동안 방치되고 있는 하마탕성당
성당 한 벽에 선명한 분도회의 다섯촛대 상징
지금도 시간이 정확한 해시계
왕청 천주교회
하마탕을 아시나요
김 성 련
연변 왕청(汪淸) 땅, 가야하 따라 북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는 하마탕(蛤蚂塘) 동네. 입구는 좁은 것이 갈수록 넓어지고 맑은 내와 푸른 초장(草場), 밭고랑은 한없이 이어져 구릉을 넘는데 고랑고랑 파릇파릇 작은 잎 떨치고 자라는 옥수수와 콩.
여기는 하마탕 ‘개구리 연못’이라는 이름으로 넓은 들에 비해 마을은 오히려 작고, 골목에 들어도 마주치는 사람 적은 곳. 분도회 성당(聖堂)은 이전 육백여명 신자로 붐볐는데 대륙이 혁명에 혁명을 거치면서 따뜻한 사랑도 고상한 믿음도 무너져 풍비박산(風飛搏散). 성당은 소외양간이 되었으나 소가 살찌지 않았고, 기름방앗간으로 바꾸었으나 기름이 나지 않아, 종국에는 동네 가운데 어색하게 서서 세월 따라 낡아갔다.
왕청 땅 하마탕 동네, 코 큰독일 신부(神父) 목자(牧者)되어 일군 성소(聖所)가 지금은 앞뒤로 염소 돼지집 거느리고 한쪽 어깨는 부서져 내리는데, 이마에는 아직도 다섯 촛대 선명하게 새긴 채 푸른 하늘을 받치고 오늘도 서 있다.
2008.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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