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계 이산해(鵝溪 李山海·1539∼1609)의 유택


아계선생사당



위치가 높은 아계의 유택



신도비(神道碑), 한석봉의 집자



아계선생 유택의 비보(裨補)인 수구막이 연못과 삼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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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계(鵝溪) 이산해(李山海·1539∼1609)는 조선 중기 문신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율곡 이이, 송강 정철과 친구 사이였고 토정비결을 쓴 토정 이지함이 작은 아버지다. 이조·예조·병조·형조판서와 우찬성, 도승지, 대사성, 우의정, 좌의정을 거쳐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영의정도 몇 차례 했다. 서화에도 능해 문장팔가(文章八家)로 불리며 조광조, 이언적의 묘비도 썼다. 그의 아호를 딴 아계집은 문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고금을 막론하고 정치를 하다 보면 영광과 좌절을 수없이 넘나들어야 하는 법. 그도 그랬다. 붕당정치가 한창일 때 북인의 우두머리가 되어 윤두수, 윤근수 등을 탄핵하여 파직시켰고, 절친한 친구였던 송강마저 강계로 유배시켜 버렸다.

권력은 무상한 것인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이번에는 아계가 ‘나라를 그르치고 왜적을 침입하도록 했다’는 탄핵을 받아 첫 번째 파직을 당한다. 북인이 분당되면서는 이이첨, 정인홍 등과 대북파 영수로 재차 영의정이 되었으나 또다시 파직되는 곤경이 겹친다.

아계의 탄생 비화를 알고 나면 모두가 의아해할 것이다. 그의 아버지 이지번李之蕃(?∼1575)이 명나라 사신으로 산해관(山海關)에 유숙할 적에 하루는 집에 있는 부인과 동침하는 꿈을 꾸었다. 공교롭게도 수천리 밖 집에 있는 부인도 같은 날 남편과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는 꿈을 꾸고 수태하게 되었다. 집안에서는 여자 혼자 아이를 가졌다 하여 부인을 내치려 했으나 시동생인 토정의 만류로 위기를 모면했다. 그 당시 중국을 다녀오려면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도 걸릴 때였다. 이지번이 귀국하여 꿈꾼 사실을 말하고 날짜까지 일치하게 되자 결백은 입증되었다. 이렇게 출생한 아들이 아계(鵝溪)이고, 꿈꾼 장소의 이름을 따라 ‘산해(山海)’라 지었다는 것이다. 토정은 이지번의 친동생이며 아계는 친조카가 된다. 어려서부터 아계를 가르쳤고 평생 스승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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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풍수 비보 중에 가장 아름다운 비보(裨補)가 예산에 있다. 바로 여러 전설이 서려있는 예산 대술 방산에 있는 아계 선생의 유택에 대한 수구막이 비보가 그것이다. 한산 이문인 아계 유택은 그의 사위인 한음 이덕형 선생이 장례 집사를 하여 조성한 명혈이지만 두 가지 단점이 있다.

하나는 혈전에서 설기를(기가 샌다는 뜻이다) 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수구가(물이 명당을 빠져나가는 곳을 가리킴) 벌어져 있다는 것이다. 기란 무릇 뭉쳐야하고, 용은 그쳐야하는 데, 이곳은 용의 그침에 있어 맺는 맛이 없어 기운이 새는 곳이다. 또한 좌룡 우호는 유정하여 나를 감싸야하는 데 이 용호가 벌어져 있으니 산수 동거라, 물과 산이 같이 나가 갈무리하지 못하니 재물에는 앞을 가름할 수 없다.

이 두 단점을 한꺼번에 막을 수 있었던 풍수 비보가 바로 수구막이 연못을 파는 것이었다. 연못을 파니 물이 산수 동거하거나 급류하지 못하고 머금고 갈무리하니 좋고, 좌청룡 우백호가 벌어진 감을 없애 주니 더욱 좋다.

더군다나 이곳에서 나온 흙을 설기된 혈전을 보충하고, 빠지는 기운을 막고 전순을 만드니 좋고, 연못을 파고 삼선도를 만들어 기운이 나가는 것을 갈무리하니 금상첨화이다. 여기에 밖에서 보는 풍광은 사시사철 그 맛이 다르니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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