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강대국인 이유 열 가지
1. 중국은 14억에 근접하는 세계 1위의 인구대국이자 세계 3위인 960만 평방km의 광활한 국토를 갖고 있는 대국이며, 4대문명의 발원지로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는 ‘깨어난 사자’로 불원간 ‘슈퍼파워’ 미국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21세기 또 하나의 ‘초강대국’이라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엄연한 기정사실이다. 중국은 현재 군사비 지출액 세계 4위의 군사대국(2006년 475억 달러)이며, 인구와 나라의 크기 및 문화면에서 강대국의 조건이 되는 하드웨어(硬件)를 갖추고 있다.
2. 30년 동안의 끊임없는 개혁개방을 거쳐 중국은 경제발전을 비롯해 괄목상대(刮目相對)의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자 등소평의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이론에 힘입어 시장경제시스템을 도입했고 최근 10여 년간 전례 없는 고도성장을 거쳐 경제대국의 규모에 걸 맞는 성장과 발전을 이루었다. 최근 중국정부는 경제정책과 관련법규의 재조정을 통해 명실상부한 경제대국에서 글로벌 ‘경제강국’으로의 도약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
3. 중국경제는 1995년 이후 9~10%의 고도성장을 기록하며 無착륙 비행을 지속하고 있고, 2001년 WTO 가입 이후 연속하여 10%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결과 GDP 규모 세계 4위, 외환보유고 세계 1위,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 3위의 무역대국으로 세계경제에서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면서 경제대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리고 엄청난 대미(對美) 수출흑자 및 무역흑자 3,000억 달러, 1조 달러를 돌파한 외환보유고, 위안화 평가절상과 중국증시의 파동이 국제경제에 미치는 거대한 영향력은 중국을 강대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4.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상해엑스포(세계박람회)는 명리(名利)가 동반되는 특별 이벤트로 국격(國格) 제고와 지속적인 투자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중국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 고조는 국가브랜드 파워상승에 일조할 것이다. 북경올림픽은 중국문화의 우수성을 만천하에 알릴 것이며, 중화사상 재조명과 국민통합, 정치 · 사회 안정에 적극적인 효과를 창출할 것이다. 상해엑스포는 올림픽에 못지않은 경제이익과 투자효과를 불러올 것이며, 중국의 위상과 강대국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 2007년 새로 출범한 후진토우(胡錦濤) 2기 지도부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정책목표를 제정하고 고도성장의 경제력과 자신감을 기반으로 경제체질 개선 노력 및 질적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경제대국으로서의 위상과 영향력을 지구촌 곳곳으로 넓혀가고 있다. 실제 품질이 양호하고 가격이 저렴한 ‘메이드인 차이나(중국제품)’는 전 세계의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중국産, 중국風’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제조업 ‘세계 공장’의 피동적인 국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신기술을 개발해 첨단제품 생산과 수출을 증가하고 있다.
6. 최근 고도성장과 WTO 가입을 발판으로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고 현재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초강대국 미국과 함께 세계질서를 조율하는 이해 당사자로 자리매김했다. 바야흐로 ‘국제사회 조정자’로 부상한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에 영향 주는 중요한 핵심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날로 주목을 받고 있는 ‘친디아(Chindia)’와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주축으로 성장한 중국은 초강대국 미국이 라이벌의식을 느끼면서 견제하는 정치대국으로서의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7. 현재 중국은 높아진 국제사회 위상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과의 외교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세계 각국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 공존하는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서방국가 중심의 일방주의적 외교체제 견제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외교대국의 이미지를 이용해 反서방국가 성향이 강한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하는 제3세계와의 우호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원동력 확보’를 위한 경제외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컨대 에너지 확보를 위한 중앙아시아 등 산유국(産油國)과의 경제협력 강화, 인도 및 아세안과의 FTA 체결은 경제적 이익과 더불어 정치 · 경제적 결속 강화를 의미한다.
8. 현재 전 세계의 화인(華人) · 화교(華僑)는 6,000만 명, 그들의 유동자산은 2조 달러로 이는 중국의 연간 GDP와 맞먹는 규모이다. 지난 20여 년간 중국이 거둔 눈부신 경제성장에는 화교자본의 기여가 매우 컸으며, 중국에 유입된 외국인투자 중 70%가 ‘화교자본’이라는 비공식통계가 있다. 막대한 화교자본은 중국이 역동적인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갖추도록 하였고 중국 상품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해왔으며, 급성장의 중국경제에 절대적인 공헌을 한 것이다. ‘중화경제권’으로 결속된 해외자본의 지지는 21세기가 ‘중국의 세기’라는 인식과 전망에 큰 힘을 실어주는 또 하나의 객관적 요인이 되고 있다.
9. 어떤 사회를 막론하고 경제발전과 사회 안정을 도모하는 시기에는 이론과 실천(능력)을 겸비한 탁월한 지도체계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최근 20여 년간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선부론(先富論)과 균부론(均富論)에 이르기까지 자타가 인정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하게 된 것은 청렴한 정치와 집체적 영도를 근간으로 하는 등소평의 시장경제 도입, 장쩌민(江澤民)의 경제중심 전략, 후진토우의 조화사회 건설의 정책수립으로 이뤄진 정확한 리더십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후진토우, 원자바우(溫家寶)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제4대 중국최고지도부의 청렴결백과 민생 중시의 정책 출범은 중국이 지속 발전할 수 있는 정치적 보장이다.
10.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와 원인들이 중국이 강대국으로 발전될 수 있는 필수조건으로 되었고, 또한 경제대국에서 經濟强國으로 발전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테면 유구한 역사문화를 가지고 있는 중국은 세계각지에서 유학하고 있는 우수한 인재를 포함해 풍부한 인적자원과 고급인력을 갖고 있으며, 남녀평등의 반변천(半邊天) 여성파워, 97년 홍콩 반환과 마카오 문제의 원만한 해결로 높아진 국제적 이미지, 중국인 특유의 민족근면성과 인내성, 다민족국가의 사회통합, 세계 최대의 상품소비시장 소유 등등이다.
상술한 필수조건과 ‘원인 · 이유’들이 필자가 21세기 ‘주역’ · 중국의 비전과 미래를 밝게 보는 이유이며, 물론 목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갖고 있지만 바야흐로 강대국의 위상과 국가적 브랜드파워 및 주가를 높이고 있는 ‘중국현실’을 부정할 수 없는 근거이기도 하다.
중국이 후진국인 이유 열 가지
1. 현재 중국은 경제규모(GDP)가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지만 8억이 넘는 농민을 가지고 있는 농업국가로 1인당 GDP는 110위인 엄연한 발전도상국이다. 현재 중국경제의 고도성장 이면에는 도농(都農) · 지역 양극화와 빈익빈부익부의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도시화 · 산업화과정에서의 일련의 사회문제들이 산적된 채 미해결로 남아있다.
2. 개혁개방 이후 경제발전에 따른 급속한 도시화 · 산업화의 발전은 8~9억의 방대한 농민계층을 가지고 있는 중국사회에 많은 문제점들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 농촌지역의 국민소득은 1000달러 이내이고 쌀값폭락 등 원인으로 농민들은 전통적인 직업인 농사일에서 비전을 잃어가고 있으며, 농업생산제도의 후진성으로 전통적인 농업국가의 이미지를 여전히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농촌과 농민문제는 사회 불평등의 불안정인소로 부상되어 조화사회 건설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사회주의新농촌 건설의 ‘강요적인 선택’이 되고 있는 것이다.
3. 농촌 ‘과잉’ 인구의 대량적인 도시 이주는 중국특색의 농민공(農民工, 농촌 호구를 가진 도시 임시노동자로 호적상으로 농민의 신분이나 실제로는 노동자 역할을 하고 있는 집단) 탄생과 함께 新소외계층의 지속적인 확대 및 새로운 사회문제인 ‘삼농(三農)’문제를 유발했으며, 농촌의 황폐화와 기형적인 농촌가정의 급증을 초래했다. 그리고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농민공은 임금체불 · 자녀교육 문제 등은 소외계층 新정책 출범의 ‘원인’으로 제공됐고, 이는 사회 불안정요소로 최근 소외층의 대규모 시위 등 불협화음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는 이유이다.
4. 최근 양극화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중국사회에서 교육비, 의료비용, 주택문제 해결은 중국의 서민층을 짓누르고 있는 新 ‘세 개의 큰 산’으로 군림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가의 상승과 부동산 가격폭등은 서민들의 주택마련의 난이도는 갈수록 태산이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교육비용과 의료비는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못한 최하층 백성들의 생활난과 소외감, 삶의 욕망을 상실하게 만드는 주요인이다. 현재 중국사회에는 가난한 백성은 높은 교육비로 인해 자식 공부뒷바라지가 점점 어려워지고 비싼 치료비로 병에 걸리면 가산을 ‘탕진’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5. 현재 중국사회에는 공금 횡령, 축첩(내연 관계), 회뢰 등 고위급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만연’되고 있으며, 이는 최근 중국정부가 부패척결에 칼을 빼들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도덕성과 당성(黨性)을 상실한 탐관오리들의 부패와 비리현상은 백성들 마음속의 당의 숭고한 형상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많은 서민들이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임이 증가되고 있는 요인이다. 중국인들이 상투적인 수단으로 관용되는 '관시이(關係)'에 의한 뒷문거래는 사회풍기를 문란하게 하고 부정부패를 조장하는 근원이며, 후진국의 상징으로 불리는 뇌물과 '관시이(인맥)'의 악용은 중국사회를 갉아먹는 양대 사회악이다.
6. 최근 일반 공무원 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철밥통’ 의식과 안일한 사고방식, 낙후한 서비스 의식은 현재 백성들의 공무원 및 사회시스템에 대한 불만족과 불신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외국투자자들의 불만 · 불평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사회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는 주요한 인소이다. 공무원 사회의 나태한 사업스타일과 관료주의 작풍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중국은 영원히 후진국의 누명(陋名)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공무원 사회의 부패척결과 사상전환은 의사일정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7. 현재 중국인과 중국사회에는 경제성장제일주의 신념과 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일련의 사회적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예컨대 환경오염에 대한 환경의식의 결여, 무질서하고 문명치 못한 교통의식과 공공의식,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생활매너, 보수주의적이고 낙후한 사상의식 등은 중국사회가 조화사회 건설 및 선진사회로 발전하는데, 이율배반적인 사회현상으로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제성장에 따른 부작용과 문화지체 현상들은 중국정부와 중국인이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새로운 시대의 과제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8. 현재 바야흐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고 산아제한 · 계획생육이 국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중국사회에서 사회복지 정책 및 여건들의 미비로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노후복지와 산아제한 대비책들이 철저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회보장제도와 복지사회 건설이 사회문제로 의사일정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사회복지 체계 및 관련 정책의 완정 여부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분별의 척도가 되고 있으며, 우리사회의 행복지수를 반영하는 엄연한 사회적 기준이기도 하다.
9. 중국은 고도성장과 함께 경제개혁에는 성공하였지만 민감하고 복잡한 정치개혁에는 별로 큰 진전이 없다는 것이 국제학자들의 평가이다. 더욱 많은 백성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사회로의 발전은 시대가 부여한 역사적 사명이며,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공동 발전한 민주적인 문명사회를 이루는데 있어 정치개혁은 불가피하며 사회 안정과 개혁의 성과를 지키는 사회적 보장으로 직결될 것이다. 현재 중국사회에는 계급과 계층, 중앙과 지방, 진보와 보수 및 발전과 분배 사이의 대립 및 갈등이 상존하고 있고, 따라서 중국은 新사상해방이 필요하며 글로벌 시대에 역행하는 낙오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10. 그 외, 중국사회에는 다양한 사회적 모순과 갈등 및 사회문제들이 현존하고 있다. 예컨대 서부와 연해지역의 양극화 심화, 경제건설 치중과 정신문명 · 연성환경 건설 홀시, 중국인들 속에 만연된 자기중심주의와 파벌주의 및 금전 숭배에 따른 이기주의 확산과 도덕성의 타락, 도시이주민(농민공)의 급증에 따른 도시환경과 치안의 악화, 대학생 실업문제와 정리해고자에 대한 재배치문제, ‘작퉁(冒牌)공화국’에 따른 지적재산권 분쟁문제 등은 중국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이자 중국이 여전히 후진국인 이유로 되는 것이다.
상술한 사회문제와 사회적 모순들은 대부분의 발전도상국들이 경험하게 되는 보편적 사회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문제는 경제발전과 문화적인 소양 및 사상의식 제고와 더불어 정부차원의 해결책 마련, 백성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개선이 가능하며 사회발전 중에서 치유될 수 있는 사회병폐라고 생각한다. 만약 상술한 사회문제들이 적시적으로 해결된다면 중국은 21세기 명실상부한 경제대국에서 經濟强國으로 도약할 것이며, 물질문명 발달과 고도로 민주화된 문명사회 ·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김범송 칼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