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외국어 남용 심각, '어메니티'를 아시나요?



["원활한 우리말 소통 가로막아 국가경쟁력 떨어뜨릴 것"]

정부 기관에서 기관명칭과 사업명칭을 지으면서 영어식 표현 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Justice 1st, Home tax, Think Fair, 이들 단어를 들었을 때 여러분은 어떤 의미를 떠올리는가? 이들 단어는 중앙행정기관을 상징하는 어구이다. Justice 1st는 법무부를, Home tax는 국세청을, Think Fair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상징한다.

그러나 이 어구만을 보았을 때 각각 해당하는 정부기관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정부기관을 상징하는 표장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공공기관과 단체부문의 표장은 더욱 와닿지 않는다.

KR, EX, K-Water, aT, NH,SH를 듣고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가? KR은 한국농촌공사, EX는 한국도로공사, K-Water는 한국수자원공사, aT는 농수산물유통공사, NH는 농협, SH는 서울시도시개발공사를 상징하는 표장이다.

정책용어 부문의 대표적 영어 남용 사례를 보면 로드맵, 클러스터, 태스크포스, 워크숍, 한강 르네상스(서울시 사업) 등의 표현을 들 수 있다.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노사관계 선진화 로드맵'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의미전달이 흐려진다.

'임실그린 어메니티'에서 '어메니티'라는 표현은 전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어메니티는 '농촌 특유의 쾌적함을 주는 요소'를 일컫는 말이다.

'임실그린 어메니티'보다는 '쾌적한 녹색풍경 임실'이 좋지 않을까? 한글문화연대 늘지킴이 이건범 씨는 "공무원들이 영어로 사업이나 명칭을 정하다 보니까 국민들과 민주적 의사소통 자체가 가로막히게 된다. 이런 행태는 새로운 권위주의, 국민 위에 군림하는 반민주적인 권위주의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영어 사대주의 때문에 우리말과 글을 업신여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 사이에 우리말 소통이 제대로 안돼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BS사회부 김영태 기자 grea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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