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2009. 5. 29. 22:27
덕산성당 '성모의 밤'
Madonna in Prayer.Sassoferrato.1640 | 다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으로 / 이해인 클라우디아 수녀시인다시 천년의 문을 여는 2천 년 대희년을 향한저희의 작은 발걸음과 일상의 나날들이더없는 은총의 선물임을 깨우치며오늘도 저희를 굽어보시는 천상 어머니다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으로어머니를 불러보는 이 초록빛 시간과 공간이영원으로 이어지게 하소서참으로 예기치 못한 어려움과 아픔들이안팎으로 저희를 짓누르는이 괴롭고 무거운 시대에도회개하기에 굼뜬 메마름과 게으름으로저희 스스로 가슴을 치는 답답한 이날에도어찌하여 5월의 장미는이토록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내며어찌하여 5월의 나무들은 이토록싱그러운 푸르름을 뿜어내는지 놀랍기만 합니다세월이 가도 시들지 않는커다란 사랑의 나무이신 어머니당신처럼 저희도 성령의 사랑 안에서침묵과 겸손으로 뿌리를 내리며자신을 잊고 다른 이를 먼저 배려하는푸르른 사랑을 성실히 키워가게 하소서가장 힘들고 캄캄한 고통의 순간에도하느님을 향한 믿음의 별을 잃지 않으셨던 어머니당신처럼 저희도 크고 작은 시련의 어둠을 통해주님의 뜻을 헤아리며 밝은 빛으로 나아갈 수 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도록 이끌어주십시오저희가 기도하기 어려울 때용서하고 인내하기 힘들 때간절한 목마름으로 사막에서 서성일 때가장 든든한 위로자로 가까이 다가와희망의 물 한 잔 건네주시는 어머니아드님과 인류를 위한 큰 사랑으로끝까지 십자가 곁에 머무신 어머니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지치고 나약한 저희이기에때로는 성급하고 변덕스러운 저희이기에삶과 이웃을 제대로 보듬어 안지 못하고자주 방황하는 저희이기에끝까지 주님 곁을 떠나지 않는 충실함과 용기를저희는 당신으로부터 새롭게 배우렵니다철 따라 꽃과 열매를 제때에 피워내는한 그루 나무처럼 저희도제때에 사랑하고제때에 용서하고 제때에 감사할 줄 아는지혜의 사람들이 되게 하소서남이 눈여겨보지 않는 하찮은 일들에서도깊은 의미를 찾아내며매 순간을 새롭게 봉헌하겠습니다조그만 잘못도 크게 뉘우치며기쁨의 샘에서 물을 긷겠습니다당신께 바쳐진 촛불이가슴에서 사랑으로 녹아내리고당신께 바쳐진 꽃송이가영혼까지 향기로 적시는 기도의 밤온 마음으로온 세상을 향해사랑한다고 말하렵니다은총 속에 더욱 넓고 깊어진 사랑으로저희도 천상 어머니를 닮은어머니가 되겠다고 감히 말하렵니다다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으로어머니를 불러보는 이 초록빛 시간과 공간이영원으로 이어지게 하소서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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