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ERATURE
/임프란트를 시작하며/
[바람처럼]
2010. 1. 6. 19:17
임프란트를 시작하며
김성련
참으로 오랫동안 속을 썪여왔다.
내 몸이며 이미 몸이 아닌 듯
입안에 혀는 고사하고 가시가 된 것을
그래도 평생 같이한 미련으로
벌써 중심을 잃은 놈과 오래도 공존해 왔다.
오랜 벼름으로
치과 문을 연 순간부터
모든 것은 자동으로 잘도 진행된다.
오른턱에서 왼턱까지
웬 상큼한 음악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더니
사진은 금새 원장님 컴퓨터에 들어앉았다.
이미 수많은 만남으로 쌓여진 무감각한 내공으로
현상황의 심각함과 처리가공하는 과정이 설명되고
최종 시혜가 베풀어져 떨어지는 견적 700만원.
나는 이미 코가 꿰었다.
힘없이 동의하고 지시대로 의자에 앉고
마취가 떨어지고 안면이 가려졌다.
뽑아내고 끊어내고 뚫고 쳐올리고
온 몸을 비틀어 신음하고 주먹을 쥐여짜도
이미 나는 꼼짝 못하는 존재.
어릴적 명절이면 보았던
네 발 묶여 버둥이던 돈공(豚公)과 한가지이다.
과정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고
계단을 내려오는 다리는 떨려 후들거렸고
인생은 참을 수 없이 가벼웠다.
---- 아차 결국 나는
그 놈을 보지도 못하고 떠나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