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ERATURE

/달맞이꽃/ [月見草]

[바람처럼] 2011. 8. 6. 14:00


달맞이꽃

김성련

 

한밤중 환하게 문 열고

작은 나방들 찾아들어

웅웅거리며

펄럭거리며

온통 야단이데

 

다들 낮에 색 곱게

단장하고 하늘 보는데

밤을 골라 노란 문 열고

분내 피우며 질탕하니

완전 딴 세상이데

 

달이 있으면

이름에 더 어울리겄지만

은밀히 어둠을 도와

끼리끼리 모여들어

여름밤을 새우는 재미도

아주 근사할 것 같어서

 

가던 걸음 되돌려

나두 슬쩍

끼고 싶어지더라구

 

 

(201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