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ERATURE

한국방송?

[바람처럼] 2008. 6. 17. 22:24

한국 K위성방송을 말한다

신중성 결여 "특종" 다루기 "불신"만초래

미래지향적인 언론의 방향타 시급히 요망

지진피해현장과 빗나간 '렌즈'

5월 12일 중국 사천성 원촨(汶川)에 특대 지진 발생 후 한국정부의 적시적인 지원과 잇따른 구조대 및 의료팀파견은 우호적인 인방으로서의 선행이었으며 뜨거운 찬사를 보내고 싶다.

한국 K위성방송(이하 K방송)을 비롯하여 여러 매체도 취재팀을 파견하여 지진현장을 실시간 조명하기에 열성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처럼 전대미문의 ‘전장’에서 K방송의 현지르포는 부분 지역의 식량, 음료수 공급차질, 의료진과 약품 및 텐트미달, 교사붕괴관련 책임규명호소 등 일부 피해자의 불평이 담긴 장면들을 렌즈에 담고 포풍착영(捕风捉影)식으로 역점을 찍어 부각하기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망 및 실종자가 10만 명에 육박하고 피해자가 한국 전체 인구에 맞먹는 4550여만 명, 심각한 피해지역만 해도 한국 국토면적을 넘어 10만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건국이래 중국내 전대미문의 재난이었으며,수많은 지역의 도로가 험하게 내려앉고 갈라진 데다 산사태까지 덮쳐 구조인력과 구호차량의 적시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원의 손길이 단기간내 구석구석 미칠 수 없었다는 건 세인이 수긍하는 사실이었다.

하지만,국가지도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잇따라 현장에 투입하여 진두지휘하고 여진이 끊임없이 요동치며 지나가는 아비규환의 페허속에 뛰어들어 저승의 문턱에서 모질음을 쓰는 하나하나의 생령을 구하기에 목숨을 건 군부대장병과 자원봉사자들, 전 국민이 방방곡곡에서 피해지구를 성원하며 의연금 기부와 헌혈로 이어지는 장사진은 이미 세계를 감동시키지 않았는가?

지진 발생 다음날 K방송의 '싼샤댐 지진유발설'(5.13)관련 보도는 터무니 없는 낭설이었다고 지적하고 싶다.

외신의 보도를 인용하여 싼샤댐의 과다한 저수량과 수압의 영향으로 지표층에 변화가 오면서 주변지역에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제기',이번 지진의 진앙지인 원촨(汶川)과 싼샤댐이 위치한 호북성 이창(宜昌)은 불과 100여㎞거리'라는 설명을 달았다.

실제로 원촨과 이창간 거리는 750㎞, 원촨과 싼샤댐의 직선거리도 700여㎞에 달한다.

그리고 ‘중국 강진으로 티베트족 피해 막심’(5.13)이란 제목의 보도 역시 선입견에 바탕한 사실무근의 억측에 지나지 않았다.지금까지 대부분 피해현장을 국내외 취재진에 개방한 상황에서 장족(티베트족)이 특별히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나 집계된 숫자를 보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들의 피해사례가 예상외로 드물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중국,잇단 악재로 올림픽 빨간불'(5.14),'중국핵시설피해 완전 배제 못해'(5.14)등등의 성급하고 여과 없는 '발설'이 수두룩하다. 비상시기 이처럼 중국정부와 백성의 신경을 건드리는 피상적이고,얼토당토 않은 '특종'을 연발하니 K방송의 위상과 저의에 의혹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번 지진에 관해서 뿐 아니라 K방송 취재팀은 상시에도 중국 여기저기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전전하다 '미타한 구석'이 포착되면 임의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취재대상에 정부나 사회에 '불평'을 유도하는 침소봉대식의 보도가 관행으로 되고 있다.

K방송 그리고 한국의 여타 매체들에서 진상을 잘 모르는 국민들에게 일구월심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색안경을 끼워 준 결과, 성장하는 세대들은 저도 몰래 인방(邻邦)에 대한 '백안시'나 '배척'의 심리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번 중국지진발생 초기 한국 네티즌들의 도덕성을 상실한 악담과 폭언들에서 얼마든지 그 맥락을 짚어볼 수 있다.

중한 수교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영업자, 제조업체를 선두하여 배편, 항공편으로 줄기차게 중국행을 택한 한국인들, 낯설고 물선 이역에서 창업의 페이지를 한장 한장 펼치며 삶을 영위하고 입지를 굳혀가느라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노고를 겪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 언론의 일관된 '흠집잡기' 보도와 네티즌이 동조한 부메랑효과로 한국(재중 한국인)은 중국(중국인)으로부터 점차 경계의 대상으로 지목되어 불화와 불신이 날로 가중되고 있는 바 허다한 영역에서 불이익의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현실이다.올들어 CCTV와 각지 방송들에서 한국드라마 방영이 급감하고 있는 현상이 바로 그 일단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지진 발생이래 한국내 사회 각계와 크고 작은 중국진출업체,연예인,유학생들이 헌혈과 더불어 끊임없는 지원에 열성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여러 매체의 반응이 어딘가 인색하다는 점도 사색을 던져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불투명한 난기류가 중국내 한국인 1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오늘도 나름대로 고전하는 이들에겐 말하지 못할 불안감을 증폭시켜 주고 또 한중간의 친목, 협력과 고국의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해 온 200만 조선족동포들에게도 가슴조이는 안타까움을 더해줄 뿐이다. 한중관계의 '현주소'를 점검함에 K방송을 비롯해 한국 언론사들의 냉철한 사고와 반성이 요망된다.

이상시각 일관,中서장(티베트) '관심'

지난 3월 중국 서장(티베트)에서 폭란이 일어나자 세계의 시선이 일거에 이곳으로 집중되었다.

사태수습 후 중국정부에서 처음으로 외국취재진에 라싸 진입을 허용했을 무렵 K방송은 진상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기에 앞서 정부측에 강한 불만을 표하는 사태관련자나 지지자들을 클로즈업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실어주기에 연연했다.그리고 잇따라 K방송은 인도 다람살라 지역을 위시한 달라이라마세력의 행적을 렌즈에 담으며 '티베트 사태 한 달, 자유를 염원한다!'(4.13) 등 일련의 스페셜이나 특파원현장보고를 펴냈다.

물론 한국은 '언론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인만큼, 또 객관적 사실의 반영에 주력했다고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한국은 어쩐지 중국내정에 '심취'하며 달라이 라마'망명정부'를 동정하거나 심지어 그들의 손을 들어준다는 저의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서울올림픽성화봉송 과정에 발생한 '불미스런 사태'가 화제가 되었으나 이를 결코 우연한 일이라고는 단정하기 어려운 듯 하다. K방송을 비롯한 한국의 매체들에서 서장(티베트)사태 관련 중국정부의 조치에 대한 이상시각의 보도(서방매체의 반응 인용하기도)가 이어진 데다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계의 섣부른 행동이 그동안 '불편'했던 중국 학생들의 심기에 불을 짚혀 마침내 성화봉송과 더불어 촉발된 결과가 아닌가 싶다.

특히 이번 국내외 코스의 올림픽성화봉송과 관련해 K방송 보도에서 '중화민족주의','국가주의' 등 언사가 자주 튀어나오고 있는데 숙고가 결여된 이런 설법이 중국정부 지도자나 국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안겨지며,또 향후 두 나라간 관계에 명으로, 암으로 어떤 후과를 자초하게 될지에 대해 짐작이나 해보았는지 곤혹스럽기만 하다.

정치외교적 그리고 종합국력으로 보아 국제질서유지나 정의를 호소하기에 한국은 아직 힘이 약하다는 사실이다.또 오늘날 적지 않은 대국(선진국)들에서도 국제적인 갈등이나 지역분쟁에 봉착했을 때 중용(中庸)의 철학을 선호하고 있으며 실리를 우선순위에 놓고 행보를 옮기는 실정이다.

지난 세기 30~40년대, 대륙을 마구 짓밟으며 약탈을 일삼다 '남경대학살'이라는 천추에 용납할 수 없는 죄를 짓고도 요즘 들어 중국의 잦은 '러브 콜'을 받으며 야심차게 실리를 챙기고 있는 이웃나라 일본을 배웠으면 한다.

그러니 K방송을 비롯한 한국의 매체도 '한치보기 안목'으로 이른바 '특종'을 다루기에 급급해 하거나 자국 시청자들의 취미영합에 일변도하여 '남의 비위'를 거스르기보다는 궁극적으로 국위와 국익에 부합되는가 여부에 무게를 두고 신중에 신중을 기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중국에 '원친불여근린'(远亲不如近邻)이란 말이 있다.'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명박대통령의 이번 중국방문으로 한중관계가 '전면적 협력 동반자'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하였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언론도 지나간 역사가 악연이든 선연이든 연연해 하지말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방향타를 설정하여 국민들에게 중국(중국인)에 대한 불화의 씨를 심어주기 보다 되도록 이해와 포용의 자세를 갖추도록 하는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더우기 중국은 이미 한국의 최대무역파트너이자 제1투자대상국으로 부상하였고, GDP가 미국, 일본 다음으로 세계 3위를 확보한 명실상부 강국으로 등장한만큼 체제나 이데올로기를 떠나, 한국으로선 세세대대 화해와 공존에 주력해야 할 바다 건너 인방이라는 지적이다.

그리고 오늘날 남북은 지구촌에 유일하게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현실이다. 한국으로선 크든 작든 '남의 일'에 집착하기보다 민족의 화합 나아가서는 한 민족 하나같은 열망인 통일이란 역사적 과제를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K방송을 비롯한 모든 한국 언론사들이 성숙된 자세로 보다 막중한 자기사명을 수행하기에 지혜와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흑룡강신문 김명환 기자>